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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 읽기

원작에서 도망쳐봤다면_[조제] 한국영화

by 지제이스토리 2021. 1. 20.

조제가 이별을 했는데 마음이 안 아프다

 

한국영화 조제 캡처1

 

지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리뷰에서,

이 영화는 내가 겪은 사랑과 삶에 당당해지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리메이크작 한국 조제는 과연 무슨 얘기를 해줄까 기대된다고 했었죠.
16년이 흘렀고, 시대와 배경이 달라진 만큼 좀 더 깊은 스토리가 나올 거라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영화 조제 캡처2


한국 [조제]를 보고 난 소감을, 한줄 평 느낌으로 말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소설책 받으러 갔다가 단어장만 받고 온 기분.'

이야기는 사라지고 단어들만 남아 떠도는 세상에 떨어진 듯 이해도, 공감도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여기가 어디인지, 왜 이 사진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이

그저 예쁜 사진들을, 분위기 있는 멋진 풍경 사진들을 죽 나열해 놓고는, 나머지 얘기는 알고 있지? 하는 식의

불친절한 대접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사랑하는데? 왜 같이 사는데? 왜 헤어지는데? 왜 그리워하는데?
왜, 왜, 왜… 하다 보니 영화가 끝나더군요.

 

한국영화 조제 캡처3


좋은 평을 받은 원작을 리메이크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 싶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도 비교당할 운명이라는 짐을 걸머지고 가야 하니, 참으로 고난의 길입니다.

영화를 개봉하며, 김종관 감독은 말했습니다.

“우리 영화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과정을 담았다. 좋은 원작의 가치를 담고, 

그것보다 나은 영화가 아닌 내가 만들 수 있는 영화를 고민했다.”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스스로 자문해봤습니다. 

"내가 원작을 안 봤다면 재미있었을까? 이 비약과 생략에 공감했을까?”


흔쾌히 고개가 끄덕여지지는 않습니다. 

 

한국영화 조제 캡처4


2004년의 조제는, 자기 환경을 뚫고 살아내고 있는 거칠지만 매력적인 소녀였습니다.
2020년의 조제는, 30대 중반이라기엔 미성숙한, 자기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부담스러운 여성입니다.


2004년의 조제와 츠네오의 사랑과 이별은, 납득되고 이해됐고 그래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2020년의 조제와 영석의 사랑과 이별은, ‘감독님이 이제 사랑을 하래요, 감독님이 이제 이별한 걸로 하래요… 

그러니까 그런 걸로 봐주세요.’ 하며 애쓰는 것처럼 보여 몰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원작보다 아름다운 영상미, 더 섬세해진 장면들도 많았으나 그마저도 개연성과 몰입이 빠지니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리메이크답게 새로운 길은 가되,

물 흐르는 듯 저절로 따라가게 되는 개연성과 스토리,

울컥 눈물을 쏟게 했던 그 감정선만은 살렸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국영화 조제 캡처5


영화처럼 철저히 개인 취향인 것도 없습니다.

감독의 의도가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장르가 있고, 각각의 평들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원작을 리메이크할 경우엔 대략 이 세 가지 평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원작을 뛰어넘은 수작이다.’

‘원작의 가치와 리메이크의 신선함,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았다.’
‘원작에서 도망치려다 너무 멀리 가버렸다.’

 

한국영화 조제 캡처6


어떤 평을 받던 리메이크라는 큰 산을 넘어본다는 것은, 감독과 연기자 모두에게 또 다른 영역으로의 성장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들의 성장 라인에 조심스럽게 제 발끝도 디밀어 봅니다.
함께 성장하고 싶은, 관객1로서.

 

[사진 출처] 영화 ‘조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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