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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 읽기

우리 삶에는 이유가 있을 거야_[매트릭스] 2, 3편

by 지제이스토리 2021. 1. 13.

선택보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을 한 이유다, 매트릭스(2, 3)

 

 

 

[매트릭스] 2, 3편의 리뷰는 한번에 해야겠습니다.
매트릭스 2편 리로리드와 3편 레볼루션은 4시간짜리 한 편을 두 번에 나눠 상영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매트릭스 시리즈는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트릴러지(trilogy, 3부작)로, 

1편을 개봉한 지 4년 만인 2003년, 2편(5월 개봉)과 3편(11월 개봉)을 연이어 선 보이며 완결됩니다.

 

더욱 화려해진 액션, 훨씬 명확해진 캐릭터들의 대립은 1편에 비해 확실히 업그레이드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시리즈의 속성상 1편이 주던 신선함이나 철학적 충격은 확실히 밋밋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편안하게 관객의 입장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나를 대입해보기보다는, 그냥 볼거리를 즐기고, 주인공의 행보를 쫓아가며, 그들 선택의 결과에 

집중하기가 훨씬 쉬웠으니까요.

 

 

 

 

매트릭스에서 구원받은 인간들과 원래의 방법으로 태어난 진짜 인간들이 사는 도시 시온, 

그곳을 파괴하려는 인공지능 기계군단. 

그리고 매트릭스와 기계 도시까지 다 점령하고자 하는 스미스 요원. 

 

이들과의 전쟁에서 이겨 인간을 지켜야 하는 네오는 과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것이 이 긴 이야기의 뼈대이고 줄기입니다.

 

 

 


“업그레이드되었군.”

삭제된 줄 알았던 프로그램 스미스 요원과 싸우면서 네오가 하는 첫마디입니다.
1편에서 허상의 실체를 꿰뚫게 된 네오는 막강한 능력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1편에서 네오가 처치했던 

스미스 요원 역시 수없이 많은 스미스를 만들어내는 ‘복제 능력’을 장착한 채 그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네오에 의해 파괴됨으로써 소스로 돌아가야 했음에도, 명령에 불복종한 스미스 요원은 기계 세상에서는 

도망자가 되어, 끝까지 네오를 위협합니다. 

 

 

 


한편 시온은 이제 몇 시간 후면 인간 말살을 목적으로 프로그래밍된 기계군단의 공격이 예상됩니다.

시온의 의회와 방위대 사령부는 ‘네오를 믿어야 한다, 믿을 수 없다’로 갈등을 빚고, 네오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매트릭스로 들어가 오라클을 만납니다. 


그녀를 보는 순간, 오라클 역시 프로그램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된 네오는 그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립니다. 

그런 그에게 오라클이 말합니다.

“날 믿고 안 믿고는 전적으로 네게 달린 거야. 넌 선택하러 온 게 아냐. 선택은 이미 했지. 

선택을 한 이유를 알아야 해. 우린 할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함께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로그램인 오라클과 인간 네오의 목적은 같습니다.

기계와 인간의 이 끝없는 전쟁을 끝내는 것입니다. 


오라클은 매트릭스의 심장부인 소스로 들어가야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며, 키메이커를 찾으라 합니다. 

네오와 모피어스, 트리니티는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는 키메이커를 구출하기 위해 한바탕 격전을 벌이고, 

네오는 마침내 매트릭스의 심장부로 들어갑니다.

 

 

 


놀랍게도 거기서 만나는 건 매트릭스의 창조자 아키텍트.

아키텍트는 네오라는 존재는 조직의 산물이며 우발적 변종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에게 선택을 하라고 합니다.


“문이 두 개 있다. 오른쪽은 소스로 가서 시온을 구할 문이고, 왼쪽은 여자는 구하지만 매트릭스와 

시온의 인간들까지, 인류 모두를 멸망시킬 문이다. 선택의 문제다.”


네오는 망설임 없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여인 트리니티를 구하러 갑니다. 그녀와 함께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말입니다.


아키텍트는 네오를 비웃습니다. 
“희망은 인간 본연의 환상이지.” 

 

 

 


결국 네오는 사랑하는 여인은 구하지만 전쟁을 끝내지는 못합니다.
예언이 틀린 것인가, 혼란스러운 모피어스.
죽을 각오로 기계군단과 싸울 준비를 하는 위기의 시온.


그리고 기계들의 공격을 피하다가 그들의 실체에 한발 더 들어서게 된 네오가 쓰러지는 데서

2부는 끝이 납니다.

 

 

 


3부는, 네오의 의식이 매트릭스와 현실세계의 중간계에 갇히게 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기계들과의 싸움 중 그들의 실체로 더 깊이 들어섰지만, 그 힘을 받아들이지는 못한 결과입니다.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는 네오가 중간계에서 빠져나와 매트릭스에 다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고, 

네오는 다시 오라클부터 만납니다. 


인간과 네오를 도와준 대가로 전혀 다른 모습을 갖게 된 오라클은, 이대로 가면 스미스 요원이

매트릭스도 현실세계도 파괴할 거라고 경고합니다.

 

“도대체 스미스는 어떤 존재입니까?”

네오의 물음에 오라클은 답합니다.


“그는 너야. 네오의 대칭점. 어느 쪽이든 전쟁은 끝날 거다. 두 세계의 미래가 둘의 손에 달려 있다. 스미스와 네오.”

 

 

 


복제의 복제로 세력을 키워나감으로써 기계의 통제권에서도 완전히 벗어난 스미스는 현실세계와 매트릭스를

말살할 의욕을 불태우고, 이윽고 오라클까지 복제를 해버립니다.


한편으론 방어벽을 뚫고 벌떼처럼 쳐들어오는 기계군단의 공격에 시온의 멸망은 시간문제입니다. 

네오는 결단을 내리고 기계 도시의 핵심으로 들어가겠노라 합니다.

기계도시의 심장부에 들어가기까지 스미스 요원의 공격으로 두 눈을 잃고, 트리니티마저 잃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전진해, 기계장치의 신 ‘마키나(DEUS EX MACHINA;아키텍트와는 다른 존재)’를 만나 협상을 벌입니다.


“통제에서 벗어난 스미스를 제거해줄 테니, 기계들은 시온 공격을 멈춰달라.”

 

 

 


마침내 전쟁을 끝내고 인류를 구원한 네오의 마지막 모습에서는 십자가를 진 성스러운 예수가 떠오릅니다.

그것이 워쇼스키 형제의 의도라 확신하게 되는 것은, 마지막 대결에서의 스미스와 네오와의 대화 때문입니다.

왜 포기하지 않지? 자신을 희생하면서? 뭘 지키겠다는 거야? 진실, 평화, 사랑… 다 환상이고 망상이다. 

의미 없는 존재인 인간이 자신을 합리화시키려는 나약한 몸부림이지. 모두 조작된 거야.”

 

끝까지 싸우는 네오를 향해 스미스가 소리치자 네오는 답합니다.

“왜 포기하지 않느냐고? 그게 내 선택이다.”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스미스가 자신을 복제하도록 둔 것은, 스미스의 코드를 마키나에게 전달하고 

자신도 함께 죽는 선택이었습니다. 네오가 그럴 줄 알았냐는 질문에 오라클도 답하지요. 


“아니, 전혀 몰랐어. 다만 믿었을 뿐이야.”

 

기계와 인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그 계획을 오라클이 했든 누가 했든, 네오가 선택해 나가지 않았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선택했기에 운명이라 불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존재에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선택한다.’ 
‘선택할 때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하는 건 이유이다.’
‘선택했다면 믿어라.’

 

이것이 장장 1, 2, 3편을 통해 워쇼스키 형제가 말하고자 한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기나긴 삶의 길에 스미스 같은 나의 대칭점, 자신과 똑 닮은 강적을 만나더라도.

 

 

 

 

[매트릭스 2, 3_생각해 볼 만한 명대사] 

“우리는 인과관계의 노예다. 원인과 결과. 유일한 길은 이유를 이해하는 거지. 저들과 우리, 너와 나를 
구분해주는 게 이유야. 이유야말로 유일한 힘의 원천이야.”

“(시온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이 기계들은 우리를 살리고, 다른 기계들은 우리를 죽이려 하고. 재밌지 않나. 
살리고 죽일 수 있는 힘이라니.” 

“자네(네오)가 어떻게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지 모르지만 거기도 이유가 있을 거야. 너무 늦기 전에 그 이유를 
알았으면 좋겠네.”

“여유를 안 가지면 시간은 언제나 없지.”

“우연이란 없다. 우리는 우연히 여기 온 게 아니다. 나는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라고 믿는다. 오늘은 우리 
인생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날이다.”

“중요한 건 내가 믿는다는 거다.”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선택이다.”

“사랑은 단어다. 중요한 건 그 단어의 의미다. 운명도 단어다. 사랑처럼. 운명의 의미는 이거다. 
‘나의 존재 이유’. 난 운명에 유감이 없다.”

“그는 신념대로 행할 뿐이다. 그가 옳은 건지, 정말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는 살아 있는 한 포기를 안 한다는 거다.”

“이렇게 될 줄 나도 몰랐어. 하지만 믿었지. 단지 믿었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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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영화 매트릭스 2편, 3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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