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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목표 없어도 인생은 아름다워_[소울] 디즈니X픽사 의미 없어 보이는 일상의 가치 찾게 해주는, 애니메이션 [소울] '토이스토리 1, 4'와 '월-E'의 각본을 쓰고 '업'과 '인사이드 아웃'을 감독한 피트 닥터가 [소울]의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건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였다고 합니다. 아들을 지켜보며 고유한 성격과 자아가 형성된 채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아들이 지금은 23살이라고 합니다. 23년간 무르익고 발전시켜온 이야기라서일까요, 영화는 한마디로, 매우 훌륭했습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 그 기분 좋은 벅참과 여운이 한동안 가시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라고 생각한 순간, 한발 더 들어가 내면 깊은 곳까지 울림을 준 영화, 내 소울을 건드린, [소울]입니다. (스포O) 자신은 재즈 연주를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안.. 2021. 2. 3.
자연이 답을 줄 거예요_[타샤의 정원] 타샤 튜더 지금은 코로나 시대라면서요? '자연주의자' 타샤 튜더에게서 답을 찾다 '내가 이런 책이 있었나?' 제가 타샤 튜더를 처음 접한 건 십여 년도 훨씬 전입니다. 우연히 책꽂이에서 [타사의 정원]이라는 책을 발견한 것입니다. 책등이 누리끼리 바랜 것이 족히 몇 년은 그 자리에 꽂혀 있었던 거 같았습니다. 분명 난 산 기억이 없는데, 분명 내 책꽂이인데, 생전 처음 보는 책이 턱 하니 꽂혀 있더라는, 그것도 오래전부터 난 네 곁에 있었어,라고 말하듯 색까지 바랜 채 있더라는, 쫌 무서운 '책장 괴담'입니다. :) 어떤 인연으로 내 책장 속으로 들어왔던 미국 보먼트 주에서 30만 평의 정원을 가꾼다는 이 미국 할머니 얘기는 표지부터 눈길이 갔습니다. 검소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할머니가 꽃을 든 채 정원을 걷고 있는.. 2021. 1. 30.
이렇게 가난해도 천국인 이유_[천국의 아이들] 왜 순수한 아이들, 착한 아이들이 아닌 '천국의 아이들'일까 흔히 천국은 자기 안에 있다고 합니다. 똑같은 아침 새소리도 내 기분에 따라, 상쾌한 노랫소리였다가 시끄러운 소음이었다 하니, 천국도 지옥도 내 마음에 달렸다 함은 맞습니다. 각자의 마음 안에 천국이 있어, 자신만의 천국을 만들 수 있다면 '나의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이란 감독 마지드 마지디는 영화 '천국의 아이들'을 통해 먼저 자신의 천국을 보여줍니다. 그의 천국은 이렇습니다. (스포 O) 알리(아미르 파로크 하스미얀 분)는 학교에서 오기 무섭게 집안 일과 심부름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벌써 아홉 살이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아홉 살 때부터 돈을 벌었다고 하시니,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건 힘든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 알리는 큰 사고를.. 2021. 1. 24.
원작에서 도망쳐봤다면_[조제] 한국영화 조제가 이별을 했는데 마음이 안 아프다 지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리뷰에서, 이 영화는 내가 겪은 사랑과 삶에 당당해지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리메이크작 한국 조제는 과연 무슨 얘기를 해줄까 기대된다고 했었죠. 16년이 흘렀고, 시대와 배경이 달라진 만큼 좀 더 깊은 스토리가 나올 거라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 [조제]를 보고 난 소감을, 한줄 평 느낌으로 말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소설책 받으러 갔다가 단어장만 받고 온 기분.' 이야기는 사라지고 단어들만 남아 떠도는 세상에 떨어진 듯 이해도, 공감도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여기가 어디인지, 왜 이 사진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이 그저 예쁜 사진들을, 분위기 있는 멋진 풍경 사진들을 죽 나열.. 2021. 1. 20.
전지적 명상 시점(1)_[늦잠과 마음수련] 늦잠, 자존심 그리고 마음수련 "어떤 행동이든 자주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습관이 되면 힘을 얻는다. 습관은 처음에는 약한 거미줄 같지만 그대로 두면 우리를 꼼짝 못 하게 묶는 쇠사슬이 된다." - 트라이언 에드워즈 살다 보면 많은 종류의 습관들이 생깁니다. 중독까지는 아니더라도, 몸에 깊숙이 배어버려서 잘 바뀌지 않는 것들 말입니다. 그중 하나가 저는 늦잠(=지각)입니다. 밤늦은 시간 조용히 뭔가를 하는 게 좋아 새벽녘에야 잠들고 아침엔 늦게 일어나고... 오래전부터 이런 생활이 반복되었고, 반복되다 보니 습관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프리랜서 생활을 끝내고, 조직에 몸담게 되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나 되어 함께하는 조직'의 시대에 발맞추지는 못할망정 분위기 흩뜨리기에 딱인 습관이니까요... 2021. 1. 18.
우리 삶에는 이유가 있을 거야_[매트릭스] 2, 3편 선택보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을 한 이유다, 매트릭스(2, 3) [매트릭스] 2, 3편의 리뷰는 한번에 해야겠습니다. 매트릭스 2편 리로리드와 3편 레볼루션은 4시간짜리 한 편을 두 번에 나눠 상영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매트릭스 시리즈는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트릴러지(trilogy, 3부작)로, 1편을 개봉한 지 4년 만인 2003년, 2편(5월 개봉)과 3편(11월 개봉)을 연이어 선 보이며 완결됩니다. 더욱 화려해진 액션, 훨씬 명확해진 캐릭터들의 대립은 1편에 비해 확실히 업그레이드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시리즈의 속성상 1편이 주던 신선함이나 철학적 충격은 확실히 밋밋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편안하게 관객의 입장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나.. 2021.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