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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봐야지

명상을 시작하다_나의 마음수련 체험기(1)

by 지제이스토리 2016. 8. 4.

살다 보면 한번쯤 소원을 비는 타이밍을 만납니다.
보름달을 향해서라든가, 여행지에서 만난 어떤 동상 앞에서라든가 말이죠.
어린 시절, “여기다 대고 소원 하나만 말해, 다 들어준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죠.
뭐 하지? 공부 잘하게 해달라고? 건강하게 해달라고? 부자 되게 해달라고?
어린 마음에 제대로 된 소원 한번 빌어보고 싶어서 우물쭈물하다가 다급한 나머지 눈을 꼭 감고 겨우 한마디 한다는 게,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였습니다.
말해놓고는 너무 막연하고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소원을 말한 게 영 아쉬웠던 기억이...ㅎㅎ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니 참 완벽한 소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제이스토리_마음수련_20160804

 

마음을 비워라? 나한테는 먼 얘기


저는 어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나,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고는 했습니다.

이 일만 해결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고, 정말 행복할 것 같았죠.
그런데 진짜 문제는 아무 일도 없을 때입니다. 모든 게 술술 잘 돌아가고 이 정도면 잘 사는 건데 싶을 때도 뭔가 내면 깊은 곳에는 불안, 허무 같은 게 늘 있었습니다.
지난 일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게 계속 붙어 다니면서 나의 현재를 휘젓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T.T
유명한 성현들이나 철학자들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이 순간에 살아라”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마음을 비워라”.... 라고 하는데, 그게 참 나와는 먼 얘기더라고요.


그런 어느 날 오랜 만에 선배 언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선배의 외모를 말할 것 같으면, 어찌나 단아하고 우아한지 별명이 ‘수채화’입니다.
실제 성격도 조용조용 차분하고 분위기가 있어서 속으로 ‘나도 다음 생에는 저런 성격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선배였죠.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마에 내천자가 있다는 것. 실제 주름이 있다는 건 아니고요, 늘 생각이 많고 고민도 많은 편이라 좀처럼 웃지도 않고 인상이 심각할 때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 선배를 두 달 만에 만났는데...,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마에 내천자가 사라진 것은 물론 표정이며 얼굴이 너무나 편안하고 부드러워진 것입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사는 게 힘들다는 둥, 가슴이 답답하다는 둥, 미래가 불안하다는 둥 하면서 인상을 쓰고 다니던 선배인데 말이죠.

 

 

 

선배가 명상을 했다고?

 

선배는 충남 논산에 있는 마음수련 명상센터에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엥~? 웬 명상?' TV에서나 보던 '명상'이라는 단어가 내가 잘 아는 사람 입에서 나오니 몹시 낯설더군요.
선배는 별 기대 없이 잠깐 쉬었다 오자, 하고 갔는데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면서, 정말로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순간 솔직히 딱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뭔가 되게 좋은 걸 저 선배는 알았는데 나만 모르는 것 같다는 샘이 났고, 두 번째는 사람이 바뀌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 저 편안한 미소는 선배가 좀 이상한 데 빠짐으로써,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었습니다.

이렇든 저렇든 저도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냉철하게 판단해서 이상한 데다 싶으면 때려치우면 되니까요.

그땐 선배한테도 마음수련의 실체를 알려주고 ‘현혹되지 마소~’라고 말해줄 생각이었죠.

 

가볼까 말까, 해볼까 말까

 

아, 근데 그게 또 쉽게 훅 떠나게는 안 되더라고요.
마음수련 메인센터는 일주일씩 수련생을 받는다는데, 사실 수련비에 교통비 들어가지, 일주일 돈 못 벌지, 막상 갔는데 별 거 없어서 시간 낭비다 싶으면 억울할 거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나름 사전조사를 좀 해봤죠.
일단 마음수련의 실체를 먼저 파악해보자 싶어서 관련 서적도 읽어보고, 마음수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샅샅이 훑어도 보았습니다.

당연히 좋은 얘기만 써놓겠지만, 그래도 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암튼 제 촉으로 볼 때 이상한 데 같지는 않더라고요.
고로 결론은, 막상 갔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한들 뭐 그리 손해 볼 건 없겠다, 나 자신을 위해 까짓 24만원, 까짓 일주일 투자 못 하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거 일주일 가면서 참 생각도 많았네요.
사실 뭔가 잘 모르는 걸 새로 시작할 때 좀 겁이 나기는 하잖아요. 설마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지제이스토리_마음수련_20160804

 

'우리도 마음 비우고 싶다고!'_평범한 사람들이 찾는 곳

 

선배 만난 지 한 달 만에, 드디어 저는 야무지게 짐을 싸서 출발했습니다.
초록빛으로 물든 논과 밭을 지나 메인센터에 도착하니, 시원하게 펼쳐진 계룡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게, 장소는 꽤 맘에 들었습니다. 시설이나 숙소도, 럭셔리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일주일 머물기에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강의실에 들어서자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더군요.
일단 안심이었습니다.

 

사실 마음수련이라는 데가 뭔가 구구절절 사연이 있는 사람이라거나, 혹은 사회성이 좀 떨어지는 특이한 사람들이 주로 가는 데 아닐까? 하는 생각을 슬쩍 했었거든요.
근데 딱 봐도 다들 평범해 보이는 분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요즘을 정신문명의 시대다, 마음의 시대다, 하듯이 평범한 사람들도 마음을 돌아보고 비우고 하는 거에 관심이 많긴 많은가 봅니다.


드디어 1과정 첫 시작,

도움(마음수련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해서 ‘도움'이라 부름)이라는 사람이 인사를 하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삶이 허무하고 불안하다 느끼는가?
스트레스는 왜 받는가? 스트레스의 원인은 무엇인가?
마음은 왜 버려야 하는가?
마음빼기 방법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가?

 

지제이스토리_마음수련_20160804

 

마음수련, 여기 뭐지?

 

강의 내용은, 저한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마음의 실체와 원리에 대해 이렇게 심플하고 확신에 찬 강의는 저로서는 처음이었거든요.

이게 뭐지? 여기 뭐지? 싶을 정도로 쉽고 명확한 설명이었죠.


게다가 도움님 왈, “요즘 같은 바쁜 세상에 시간 내서 오기 어려우셨죠? 귀한 시간 내서 오셨으니 바로 명상부터 하지요. 일주일 후딱 갑니다.^^” 하고, 바로 수련으로 들어가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군더더기가 없다고나 할까요.

 

사실 맞는 말이죠.
아무리 맛있는 것도 말로만 듣는 것보단 직접 먹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듯이, 명상도 직접 해보는 게 가장 중요할 테니까요.그렇게 저는 약간의 긴장과 기분 좋은 설렘 속에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수련 방법까지는 자세히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은 강력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애요.^^

 

지제이스토리_마음수련_20160804

 

나도 이제 명상하는 사람

 

한 가지 힌트를 드린다면, 1과정은 자기가 살아온 삶을 샅샅이 되돌아본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그렇게 내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며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는 것부터 되어야,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자기중심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되고, 왜 마음을 버려야 하는지도 스스로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명상을 통해 ‘제가 바라본 제 모습’은 어땠을까요? -.-;;

 

일상 속의 명상 이야기, 다음 포스팅에서는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 ps) 생생한 현장 사진이 아닌 점 양해바래요. 첫 1과정 일주일은 명상에 집중하도록 휴대폰을 맡기게 되어 있고, 또 명상 분위기를 방해할 수도 있고 해서 사진은 거의 못 찍었답니다.


명상을 시작하다_나의 마음수련 체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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