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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봐야지

명상을 시작하다_나의 마음수련 체험기(2)

by 지제이스토리 2016. 8. 12.

 

명상을 통해 ‘제가 바라본 제 모습’은 어땠을까요? -.-;;

1편에서 말씀드렸듯이, 마음수련은 자기가 살아온 삶을 많이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러다 보니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아무래도 제 개인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네요.
좀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이왕 시작한 거 있는 그대로 써보려고 합니다.

 

나는야 괜찮은 사람

 

명상 전, 제가 바라본 저는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여상을 졸업하고 스무 살부터 사회생활 시작,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한발 한발 노력해서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 근처도 안 가봤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작가가 되고, 출판 편집인이 된 것이지요.

성격 좋다, 유머 감각 있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고 인간관계도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번만큼 쓰자 주의이다 보니,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깨알자랑_ 이 어려운 걸 제가 해냅니다...-.-;;)

 

그런데도 늘 뭔가 답답하고 불안했던 게 문제이긴 했지만요.
그 속이야 저밖에 모르는 거고, 또 누군들 안 그러겠나 하며 위안삼기도 했습니다.

 

방송작가 일을 할 땐 글이 잘 써지면 천국, 안 써지면 지옥, 누가 칭찬하면 천국, 지적하면 지옥... 그런 날들의 반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늘 여유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한 편이었고, 심지어 동료에게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넌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 같아.”

 

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칭찬입니까. 핫! 핫! (-.-;;) 

 

고로 크게 잘난 것도 없지만 또 뭐 그렇게 못난 사람이라는 생각도 안했다 이겁니다.

 

지제이스토리_마음수련_명상1_20160812

 

객관적으로 나를 보게 하는 명상

 

그 상태에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도움들이 안내해주는 대로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차근차근 자기 돌아보기 명상을 했습니다.
자기 돌아보기의 포인트는 자기가 살아온 삶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것이 마음수련 명상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게, 여여한 척은 했지만 만만치 않았던 방송작가로서의 날들을 돌아볼 때였습니다.
한순간...,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이 보였고, 부끄러움에 뒤통수가 화끈거리는 날이 왔습니다.
 
앞에서 인간관계가 괜찮은 편이었다고 말했듯이, 저는 동료작가들과 잘 지내는 편이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어떤 동료의 작품이 방송되거나 히트를 칠 때,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축하해줄 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은 그 사람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고, 사람마다 각자의 길이 있듯이 나는 또 내 길을 열심히 가면 되는 거니까요.
근데 그걸 질투하고 시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유치하게 왜 저러냐 싶고, 너무 티내는 사람은 아예 속 좁은 속물 취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 마이 갓! 속물 중의 속물은 바로 나였습니다.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그것은 마치, 굳게 밀봉한 통 속에 꽁꽁 숨겨놨던, 그래서 나조차도 잊고 있었던 내 진짜 속마음이, 뚜껑이 펑! 열리면서 세상 밖으로 드러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나는 진심으로 상대가 잘된 것이 기뻤던 게 아니라, 하늘을 찌를 듯한 내 자존심이, 잘되는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짓 따위를 용납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가식의 포장이 얼마나 거대했는지, 나조차도 진심인 줄 착각하고 살았다는 거지요.

동료들에게 대인배 소리 들으면서, 그렇게 남도 속이고 나도 속이면서요.
오죽하면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 같다’라는 말까지 들었을까요. (대..다..나..다... -.-;;)
차라리 부럽다고 징징거리고, 시기 질투하던 애들이 솔직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게 방송국 동료들한테만 그렇게 대했을까요.
가족, 친구... 살면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식으로 대했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과 반성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가 한바탕 울고 나니, 몸 마음이 정화되고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지제이스토리_마음수련_명상2_20160812 지제이스토리_마음수련_명상3_20160812

 

아무튼 저는 이 일을 계기로 이 마음빼기 방법에 대한 확신이 더욱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조차도 몰랐던 내 마음의 실체를 보게 하는 것, 이것이 마음수련의 실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이왕 온 거 열심히 해보자, 저는 더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이, 가만히 앉아 명상한다는 게 쉬운 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다리를 폈다 접었다 온몸을 비비 꼬았습니다.
다행히 마음수련은 복장이나 자세에 대해 특별한 규제는 없었습니다.
의자에 앉아서도 해도 되고, 다리를 뻗어도 됩니다. 어떤 사람은 허리가 아프다고 아예 누워서 하더라고요.ㅎㅎ
하긴 마음 비우는 게 틀에 맞춰진 자세나 복장으로 하는 건 아닌 게 맞지 싶었습니다.

 

명상이 우아한 게 아니었어

 

또 한 가지, 마음수련은 들끓는 마음들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우아한 명상은 아니었습니다.
있는 마음을 퍼 올려서 아예 뿌리째 버려버리게 하는 수련이더군요.
그러다 보니 좀 더 치열하게 내 모습을 봐야 하고, 때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는 내 모습과도 부딪치게 됩니다.

 

앞에 말한 자존심 얘기 같은 건 한 가지 예일 뿐입니다. 그 정도는 빙산의 일각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하루하루 날을 더해가면서 좀 더 깊이 제 삶을 돌아보고, 객관적으로 제 마음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그동안 저만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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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색안경을 통해 나도 바라보고, 남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고요.

그것은, 내가 그동안 ‘쟤는 저런 사람이야’ 하고 확신했던 그 사람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반전이었죠.
왜냐하면 내가 본 저 사람은 실제 저 사람이 아니라, 내가 나의 색안경을 통해 본 사람이었으니까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알아가면서 한동안은 계속 ‘오, 마이... 오, 마이...’ 하며 다닌 것 같습니다.

 

마음, 비울 수 있으니까 비우라는 말이 있었던 것

 

어느새 일주일 과정을 마쳤습니다.
확실히 저는, 최소한 처음 올 때보다는 의식이 커지고 마음도 가벼워졌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이렇게 자기를 돌아보고 마음을 비워간다면 내가 바라는 내 모습으로 나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습니다.

 

즉 성현들이 ‘마음을 비워라’ 한 것은 정말 비울 수 있기 때문이었고, 유명한 철학자들이 ‘행복은 네 안에 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했던 말들이 실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 그 희망을 찾은 것입니다.

 

메인센터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 문득 이런 생각까지 들더군요.

 

'어라, 이거 이러다가 어릴 때 빌었던 소원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가 이루어지는 거 아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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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음수련 명상을 계속 해보기로 했습니다.
다 떠나서, 사람으로 태어나, 자기를 돌아보고, 그래서 자기를 정확히 볼 줄 알게 되고, 마음을 비우고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은 그 어떤 성공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인생의 아주 중요한 의미이자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명상을 하고 왔다니까 친구들이 물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수련이 뭔데? 그러니까, 마음수련의 실체가 뭔지 한마디로 말해보라고!”


저는 마치 마음의 고수라도 된 양 짧고 굵게 말했습니다.

 

"자기 마음을 보고 비울 수 있는 곳이야. 누.구.나."


명상을 시작하다_나의 마음수련 체험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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