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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마음 읽기

가족에 의한 가족을 위한 가족에 대한_<삼시세끼>

by 지제이스토리 2016. 9. 8.

예능pd 중 제가 이름 아는 피디는 딱 두 명입니다.
네네,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와 나영석 피디입니다.ㅎㅎ^^
나영석 피디는 KBS-TV 1박2일 때부터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시리즈까지 죽 호감입니다.

그의 프로가 좋은 건, 먹는 거 자는 거 일하는 거, 너무나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예능화함으로써, 보는 내내 잔잔한 미소를 띠게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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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저 신선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나름 원칙도 있습니다.

출연자들이 잘 먹고 잘 자려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것이죠.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던가, 노동을 해서 돈을 벌어야만 쓸 수 있게 한다던가, 여행을 가도 주어진 경비 내에서만 가능하게 한다던가.
사실 그게 우리 사는 모습이고 현실이기도 하고요.

 

먹고 산다는 것의 고단함, 아둥바둥 피터지게, 혹은 경쟁의 연속인 삶... 나영석 피디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리 심각한가요, 먹고 산다는 건,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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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저는 그의 프로를 보며, 우리의 흔하디흔한 일상이 저렇게 재밌고 따듯할 수 있구나...

함께 노동을 하고 밥을 해먹고 한다는 것은 참 신성한 거였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요즘 방송 중인 삼시세끼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삼시세끼 고창편에서는 못하는 요리가 없는 엄마 차승원, 뭐든지 척척 만들어내는 아빠 유해진, 눈치 빠르고 듬직한 장남 손호준, 한약도 잘 챙겨 먹는 착한 막내 남주혁이 나옵니다.
친환경 농사를 위해 열두 마리의 오리도 키우고, 겨울이라는 개도 있고, 닭들도 있고... 영락없는 시골 고향집 모습을 보여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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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하루하루는 참 별게 없습니다.
벼농사를 짓고, 농장이나 과수원 일을 해서 일당을 받고, 그 돈으로 시장을 봅니다.
그리고 하루 세끼를 해먹고 밤이 되면 자는 게 다입니다.

짬짬이 바람도 쐬고, 탁구도 치고, 캐치볼도 하고, 티비도 함께 보는,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죠.

 

언젠가 나영석 피디가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출연자를 선정할 때 평소 모습과 일치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착한 사람이 아닌데 착한 연기를 하는 건 한계가 있다.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일까요, 착한 남자 4명 사이에 갈등이나 긴장감은 전혀 없습니다.
일촉즉발의 극적 재미 같은 것은 없지만 현실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힐링이 되는 것, 그것이 나영석 피디의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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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총 20회 이상 같은 밥상머리에 앉았던 그들은 급기야 가족사진까지 찍습니다.
“이것도 다 추억이 될 거 같다”며 나름 예쁘게 차려 입고 사진관에 가더니, 이 사진을 늘 간직하고 싶다며 지갑 속에 넣고 다닐 작은 사진도 신청합니다.

그리고 처음 봤을 때의 인상, 그 동안의 변화들을 이야기하며 어느덧 마지막 촬영을 하게 된 것을 아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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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피디도 출연자들에게 고맙기만 한지, 곧 개봉 예정인 차승원 출연 영화 '고산자의 대동여지도' 홍보도 슬쩍 해주는데..., 저게 뭥미! 라기보다 그조차 귀엽게 보이더군요.ㅎㅎ


너무 좋은 얘기만 하고 있나요? 어차피 사전 제작된 방송 프로그램일 뿐인데 말입니다.

 

네... 어쩌면 우리는 속고 있는지 모릅니다.
피디의 철저한 기획, 그의 의도에 잘 맞게 편집된 방송.
피디가 뭘 원하는지, 방송에 내가 어떻게 나와야 좋은지를 너무도 잘 아는 연예인들의 설정.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자연과 정겨운 시골 풍경들... 무럭무럭 자라는 농작물과 동물들의 사랑스러움...
그리고 적절한 배경음악의 향연들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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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러면 좀 어떤가 싶습니다.
가족처럼 설정되었다가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저들을 보며, 나도 함께하는 사람들과 저렇게 편안하고 즐거우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도 저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삼시세끼>에서 그렇게 살 수 있는 힌트 정도는 얻는 것 같습니다.

 

주-욱- 지켜보건대, 그들에게는,

 

가족이기에 흔히 범하는 오류, 지나친 간섭이나 바람 없었습니다.
동료이기에 흔히 범하는 오류, 쓸데없는 경쟁이나 욕심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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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과 기대, 경쟁과 욕심 없이 산다는 건 이렇게 편안한 건가 봅니다.
이런 가족, 이런 동료 되어주기

한번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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